따스한 햇살에 눈송이같은 꽃송이 분당천 갯버들이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이제 곧 가로수 벚꽃도 활짝피겠구나 하는 생각에 벚꽃비 날리는 길을 걷는 행복한 상상을 해 봅니다.
분당에는 10년 전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주변 숲과 호수를 살린 아름다운 자연친화적 공원이 있습니다.
바로 분당 중앙공원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꽁꽁 얼었던 연못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르르 녹아 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높이 88m인
나즈막한 영장산(靈長山) 아래 고요한 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자리잡은 분당호는 호수와 물레방아, 분수가 조화를 이룹니다.분당호는 공원을 빙 둘러 흐르는 분당천을 호수로 끌어들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요한 풍경에 마음의 평정을 얻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얼어붙은 호수가 추운 줄도 모르고 발이 시린 오리들이 놀고 있었는데 오늘은 모두 호수로 뛰어들어 여유로운 수영을 즐깁니다.
오리 삼형제, 미운 오리는 아니지요? "으~~, 차거."
시린 발을 치켜든 가운데 오리가 우습다는 듯 고개를돌리고 외면한 채 키득키득^^ 웃고 있는 듯한 오리들의 익살맞은 표정에 덩달아 웃지 않을 수가 없네요. ㅋㅋ.
산과 호수 잘 어우러진 공원 조경에 영화와 텔레비전 그리고 광고
촬영 장소로 유명하며 일본과 타이완 등 해외에서까지 견학을 온다고 합니다.제가 성남에 간다고 하자 이웃님께서, "성남에는 볼 것 없어요. 오지마세요."라고 하시더군요.
왜 그러실까? 율동공원이며 이렇게 좋은 중앙공원이 있는데 말입니다.
돌다리 사이로 빼꼼히 내다보는 맛이 액자 속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참 좋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만 없다면 엉덩이를 붙이고 이렇게 쪼그리고 앉아 조용히 감상하고 싶습니다만 남들 시선이...;;
두개의 큰 연못 사이에 창덕궁 영제교를 걸어 애련정에 이르 듯 아담한 수내정을 바라보고 경복궁 금천교를 건너 경회루를 만나 듯 돌마각과 마주하니 마치 창덕궁과 경복궁의 전경이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구름다리가 운치를 더하는 이들은 분당중앙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입니다.
분수가 참 많습니다. 분수쇼가 이루어지면 장관일 텐데 궁금하네요.
햇살 뜨거운 날에는 무지개를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주 안압지
를 원형으로 하여 만들었다구요?2개의 섬을 3개의 다리로 연결하여 운치있고 아기자기한 맛을 더합니다.
돌마각 위에서 바라보니 반듯한 아파트 빌딩 숲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네요.
본디 목은 이색의 후손들 묘역인 이곳은 나라에서 공신들에게 내린 사패지였기에 중앙공원 일대 주변의 논밭 임야는 물론 주거지까지 한산이씨 문중 소유였지만 신도시 개발로 수용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것을 한산이씨 세장산 묘역 문화재 보존 지구로 지정하고 일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했다고 합니다.그래서 많은 문화유적이 분포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한산 이씨 종가인 수내동 가옥을 복원한 곳입니다.
수내동가옥 앞은 어르신들의 쉼터같은 공간입니다.
장기도 두시고 윷을 즐길 수 있도록 윷판이 펼쳐져있고 담소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문화재자료 제7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무료 입장입니다만 월요일은 휴관이고 오후 4시 50분에 문을 닫으므로 야간에는 관람하실 수가 없습니다.
안채와 떨어져 문간방 사랑(방)에서는 공자왈 맹자왈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글쎄, 행랑이라고 봐야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곳곳에 살림 사는 여염집
냄새가 납니다. 관리실은 가옥 옆 건물에 있고 명색이 문화재자료로 보존되고 있건만 마루에 걸터앉아 장기를 두셔도 되는 건지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올라앉는 폼새가 하루이틀 두신 게 아닌 듯 보입니다.저러시다 안방에 들어가 주무시지는 않겠지요?
아천부원군을 지낸 이증 사우(사당)는 문이 굳게 잠겨있습니다.
조상을 모시고 있으니 조용히 해야겠지요. 그 뒤로
한 곳에 조성된 묘역 외에도 얕은 산마루에 오르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산이씨 묘역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어 당대를 대표할 만한 사대부의 세장 묘역이라 평가합니다.
분당 신도시 개발 당시 한산이씨 묘역을 경기도기념물 제116호로 일괄 지정하여 공원으로 조성하여 보존하고 있습니다.
세장묘역 내에는 현풍현감 이확의 사위인 홍수원의 묘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처가의 선산에도 매장될 수 있었던 당시의 풍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임진왜란 때 상주에서 순절한병조좌랑 경류의 말 무덤 같은 이색적인 유적도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또한 조선 중기부터 후기까지 오랫동안 조성되어왔기 때문에 묘제 및 석물 양식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서·북쪽 세장 묘역의 외곽에는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한산이씨묘산입수비'가 세워졌는데현재 산중에는 1기가 있고 2기는 아래에 세웠으며 '한산이씨세장지산'이라 쓰여진 표석 2기가 있습니다.
이 역시 다른 세장 묘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라고 합니다.
이러한 조선시대의 인물 묘역과 수내동 가옥 외에도 가옥 앞에는 옛날 마을 어귀에 있던 150년 된 향나무와 250년 된 느티나무 등 우람한 보호수가 있어 분당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합니다.
낮은 터 분당천변에는 이정용과 이증 신도비와 이경류 정려비와 한산이씨삼세유사비(韓山李氏三世遺事碑)가 모셔져 있습니다.
묘역에 있는 금석문의 조형미와 형식 등이 16세기 이래의 묘제 변천사와 조각사를 잘 보여
주는 귀중한 유적이며 특히 이경류의 정려각은 목재 현판을 비신에 끼워 옥개형의 가첨석을 얹어 묘역을 보존한 매우 희귀한 사례로서 가치가 인정받고 있습니다.
< 분당중앙공원 지석묘군 >
청동기시대의 지석묘로 추정되는 171기 가운데 대표적인 10기를 분당중앙공원으로 이전하여 원형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무장간첩이 침투하여 비석 밑에 소지품을 감추어두었었다는 표지판도 세워져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동물원 우리를 탈출한 것 같진 않고 방목하는 건가요? 토끼들 세상입니다. 피해다녀야 할 것 같아요.
배드민턴장과 게이트볼장·기체조장·종합체육시설 등 운동시설이 있는데 와우~, 정말 체육관 시설을 야외로 옮겨 놓은 것 같아요.
야트막한 야영장산에 산책로를 만들어 시야가 트이는 분당 시내를 볼 수 있고 분당천변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찬변길을 걷기에도 그저그만입니다. 지금은 갯버들이 유혹하는 봄입니다.
빌딩 숲 사이로 해는 지고...
가로등 불빛을 밝혀도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이 아니라 마치 불나방처럼 가로등불 따라 운동을 하려는 발길이 중앙공원으로 모여듭니다.
돌마각과 수내정 수내동가옥에서 경복궁과 창덕궁의 흔적을 찾으며 옛 건축에 대한 향수를 느끼기도 하고 조상이 잠들어 있는 묘역과 고인돌같은 유적에서 과거를 찾아보고 신도시 속에 스며든 현대인의 삶을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과거와 현재를 함께 느낄 수 있었던 분당 중앙공원이었습니다.
주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65, 66번지.
(분당선 서현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주차 : 공원 주변 주차장 이용.
수내동가옥 관람 : 무료 입장. (월요일 휴관) 개장 시간 : 오전 9시 ~ 오후 4시 50분
주변 볼거리 : 토지박물관, 율동공원, 남한산성 등.
글. 사진 이은주(블로그기자단 esilvi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