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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혈우병 : 진단

혈우병

법적 한계에 대한 고지

진단

1. 출혈 경향의 진단

지혈체계의 선별검사로 이용되었던 검사 방법들은 출혈시간(bleeding time)검사, 프로트롬빈시간(prothrombin time)검사, 활성부분프로트롬빈시간검사(activated partial prothrombin time)검사 등이 있습니다 . 이중에 aPTT 검사는 VIII, IX, X, XI, XII 인자, 칼리크레인(kallikrein), 고분자중량키니노겐(high molecular weight kininogen)등이 관여하는 내인성 경로와 공통경로를 평가합니다.

혈우병 환자에서는 이 aPTT 검사 값이 정상치보다 증가하게 됩니다. aPTT 검사값의 증가가 확인이 되면 각 인자에 대한 정밀검사를 시작합니다. aPTT 검사 값의 정상치는 대상자의 나이, 혈액형, 시약, 기기의 종류에 따라 정상 값의 편차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의료진의 진료가 필수적입니다.

VIII 인자의 경우 신생아기에 이미 성인치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혈우병A는 (VIII 인자 부족) 신생아기에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IX 인자를 제외한 모든 응고인자들은 대부분 생후 6개월이 되면 성인과 같이 안정화가 되므로 혈우병C (XI 인자 부족), 부혈우병(parahemophilia, V 인자 부족), 가성 혈우병(pseudohemophilia 혹은 von Willebrand disease, von Willebrand factor 부족)는 이때부터 진단이 가능합니다. 반면에 IX 인자는 출생 시 성인의 약 40% 정도에 불과하고 20세까지 계속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증 혹은 중등증 혈우병B는 영아기에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환자에게서 채혈된 혈액은 채취된 지 4시간 안에 원심 분리하여 혈장으로 만든 후 냉동보관해야 하는데, -20℃에서는 2주, -70℃에서는 6개월간 보관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특히 VIII 인자의 경우에는 온도, 물리적 충격에 매우 취약한 단백질이므로 검사는 되도록 신속하고 신중하게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aPTT 값이 연장되어 있고, 혈우병의 증세를 보이면 추가적으로 FVIII:C와 FIX:C같은 물질을 측정하게 됩니다. 이때 VIII 인자, IX 인자의 활성도가 30% 이하로 감소된 경우 흔히 aPTT의 값이 정상치보다 연장된 소견을 보이게 됩니다.

VIII 인자의 활성도와 IX인자의 활성도는 각각 FVIII:C와 FIX:C로 표시합니다. FVIII:C와 FIX:C의 정상치는 50%-200% 범위입니다. 인자 활성도가 1% 이하인 경우를 중증(severe), 1-5%를 중등증(moderate), 5-30%를 경증(mild), 30-50%를 아정상(subnormal)이라고 칭합니다. 30-50%를 아정상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별다른 임상 증상이 없는 사람을 혈우병 환자라 칭함으로써 삶의 질을 떨어뜨릴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표. 혈장응고계 단백질

면역학적 방법으로 VIII 인자를 측정하면 어떤 혈우병A 환자는 FVIII:C가 기존 FVIII:C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혈우병A 환자의 약 5% 정도가 이런 환자들인데, 이들을 CRM(Cross Reactive Material)(+) 환자라고 합니다. CRM(+) 표현형 혈우병 환자는 CRM(-) 표현형 환자에 비해 출혈 빈도나 강도가 덜 합니다. 즉 중증 혈우병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2. 보인자의 진단

혈우병A와 B는 둘 다 X염색체 열성 유전입니다. 이중 70%의 환자에게 가족력이 있으며, 30%의 환자는 가족력이 없이(sporadic)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절대 보인자는 가족력이 있으며 한 명의 혈우병 아들을 낳은 여성, 두 명 이상의 혈우병 아들을 낳은 여성, 혹은 혈우병 부친을 둔 모든 여성입니다. 잠재 보인자는 가족력은 없으나 한 명의 혈우병 아들을 낳은 여성, 혹은 보인자로 밝혀진 여성의 딸입니다. 보인자 여성의 50%는 정상적인 인자 활성도를 보이고 또한 인자 활성도는 30% 미만이 되어야 증상이 나타나므로, 인자 활성도나 임상증상만을 가지고 보인자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증상을 보이는 증상 보인자는 전체 보인자의 10-15%에 불과합니다. 이들의 주된 증상은 멍, 월경과다, 잦은 코피 등입니다.

한편 여성 혈우병(female hemophilia)은 증상 보인자와 달리 FVIII:C가 낮을 뿐 아니라 출혈의 양상이 혈우병성 출혈, 즉 관절과 근육 출혈을 보이는 환자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여성 혈우병 환자들은 치명적 유전자를 가지게 되어 태중에서 유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몇몇 여성 혈우병 환자들이 생존하여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3명의 여성 혈우병A 환자가 있습니다.
여성 혈우병의 원인들은 보인자 여성이 가진 2개의 X 염색체 중에서 결함이 없는 X염색체가 극도로 라이온화된 경우나 터너 증후군을 가진 여성 보인자, 혈우병 남자와 보인자 여성이 결혼한 경우, 혈우병A 보인자인 여성이 폰빌레브란트병에 이환한 경우 등입니다.

보인자 여성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응고검사와 더불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유전자 검사에는 간접진단법으로 불리는 제한효소 단편길이 다형성(RFLP)을 이용한 유전자의 연관분석(linkage analysis)과 DNA 서열분석을 이용한 직접진단법이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혈액을 이용하여 실시합니다. 연관분석은 유전자재조합에 따른 오진율이 1-5% 정도이며, 필요시 가족이 모두 함께 검사를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DNA 서열분석을 이용한 직접진단법은 99.5%이상 정확히 진단 내릴 수 있고, 환자와 검사를 원하는 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F8이나 F9 유전자 전장에 걸친 염기서열 분석은 시간과 비용을 많이 소모합니다. 그래서 여러 연구자들은 먼저 유전자 결함이 의심되는 부위를 선별검사로 가려내고, 그 부위에 대해서만 염기서열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쓰이는 선별검사로는 SSCP(Single Strand Confirmation Analysis), CSGE(Confirmation Sensitive Gel Electrophoresis), dHPLC(denaturing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등이 있습니다.

3. 산전 진단

산전 진단은 보인자 여성이 임신했을 경우 태중의 아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남자이면 혈우병 환자인지 아닌지, 여자이면 보인자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한 검사입니다.

태아의 유전자를 얻는 방법은 크게 융모막검사, 양수천자, 제대혈 채취 등이 있습니다. 융모막 검사는 임신 10주에, 양수천자는 15주에, 제대혈 천자는 20주에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중에 융모막 검사가 가장 빠른 시기에 시행 가능하고, 획득되는 DNA 양이 많기 때문에 선호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태아를 유산시킬 위험성이 3%에 이르기 때문에, 어떤 병원들은 융모막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양수검사를 통해 산전 진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작성 및 감수 : 대한의학회_대한내과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