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마을단위 관광농업인 부래미 마을을 다녀왔는데요.
이번에는 개인단위의 체험농장인 원평허브농원을 다녀왔습니다.
원평허브농원은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에 있는 그다지 크지 않는 농장입니다.
학교에서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도착하니 참 좋더라고요.
그런데 딱 도착하니 '여기가 체험농장이 맞나?' 의심이 드는 외관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듯이 건물은 벽돌이 아니라 비닐하우스였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경쾌한 느낌의 음악 소리가 들리고, 기분 좋은 허브향이 났습니다.
아래 사진은 하우스 안에 있는 카운터의 모습입니다.
사장님의 강의를 듣기 전 농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농장 곳곳, 식물들 사이에 이런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습니다.
허브 음료와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있어 카페처럼 음료를 받아서
원하는 곳에 앉아 먹을 수 있게 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교육농장인데요. 우리가 연못 앞에서 구경하고 있으니깐 사장님이 와서 묻더라고요.
"연못에 미꾸라지가 있는데 왜 넣어뒀을까?"라고 말이에요. "음... 글쎄요. 수질정화?"라고 대답하니
"미꾸라지는 넣으면 오히려 더 더러워지지. 모기 유충을 잡아먹기 때문이야."라고 정답을 얘기해주셨습니다.
직접 생각해보고 대답한 건 기억에 꼭 남는 법이죠.
이렇게 농장을 둘러보고 난 후에 강의를 들었습니다.
사실 강의를 듣기 전까지는 이 농장에 대한 매력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소 허술해 보이는 시설로
어떻게 연간 5만 명의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강의에서 농장 곳곳의 마케팅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먼저 이 농장은 입장료가 없어 부담스럽지 않은 마음으로 입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설이 비닐하우스인 이유도 시설비를 줄이기 위한 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음료나 음식, 허브 제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음료를 마시면 허브 화분을 하나 주는데요. 여기서도 세세하지만 중요한 마케팅 방법이 있었습니다.
허브 화분을 줄 때 관광객이 직접 골라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공짜로 주는 것에 큰 기대가 없는데요. 만약 농장 직원이 골라준 허브화분을 가져가 키우다
그 화분이 죽으면 보통 '공짜가 다 그렇지, 공짜로 주는 이유가 있었어.'
이렇게 생각하기 마련이죠. 그럼 농장의 이미지도 알게 모르게 손상을 입게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내가 가장 맘에 드는, 가장 좋은 걸로 골라가면 '내가 잘못 키워서 죽었나?'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이곳에는 허브 비누 만들기, 허브 향초 만들기, 허브 분갈이 등의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요.
허브 분갈이 같은 경우에는 판매하기엔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허브를 이용해 재고를 남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SNS 시대에 맞춰 페이스북 활용법도 알려주셨는데요.
농업 이외의 사람과 친구를 맺어 내 농장소식을 알고 찾아올 수 있게 하는 홍보 방법이었습니다.
이 농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장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장님도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강의를 듣고 나서 처음의 의문이 풀렸습니다.
처음엔 사장님의 남다른 기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여유로운 모습으로 사람을 잘 대해주셨습니다.
이것이 농장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가장 큰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견학을 통해 체험농장의 운영방법과 농업적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관광농업은 농업이라는 특별한 요소가 추가되어 소득만을 목적으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농촌의 자연, 문화 환경을 보호하고 그것을 통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시골의 정을 괜히 말하는 것이 아니겠죠.
우리 농촌이 일상에 지쳐서 쉬고 싶을 때, 누구와 얘기하고 싶을 때,
자연의 냄새가 그리울 때 편한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