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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여름의 끝자락, 고즈넉한 고궁(古宮) 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자



마음의 여유를 찾아

 고즈넉한 고궁(古宮) 창덕궁으로의 초대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도심의 고궁에서 여유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조선왕조의 도읍으로 500년간 그 명맥을 유지해온 서울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며 옛 건물들이 많이 소실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궁궐터와 건축물만큼은 여전히 원형에 가깝게 남아있어 마음만 먹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손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여름 무더위의 끝자락에 접어든 지금, 조선의 5대 궁궐인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 가운데 한 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잠시 동안의 시간여행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서울 도심의 궁궐터를 걸으며 옛날 옛적 왕과 왕비가 느꼈을 그 여유와 정취를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먼저 돌담길의 낭만이 서린 창덕궁부터 가보도록 할까요?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


서울 중심부인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해 있는 창덕궁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가 돋보이는 궁궐입니다. 돈화문은 창덕궁의 정문으로 규모가 큰 조선시대 문을 대표하며, 문을 지나자마자 아치형의 ‘금천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지개 기둥 다리의 비밀을 간직한 ‘금천교’


조선 태종 11년에 건축된 금천교는 흔히 무지개다리라고 말하는 홍예 형태의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궁궐 안에 있는 다리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경주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와도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도 뛰어난 균형미와 조형미를 갖추고 있는 이 다리는 옛 기술자들의 기술적 안목과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조선의 대표적인 다리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늘을 담은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


금천교 다리를 지나 창덕궁을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 숨어있는 조선시대 과학유산의 흔적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조선 초기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만든  앙부일구(仰釜日晷)가 바로 그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이곳에 있는 앙부일구는 모조품이긴 하지만, 장영실이 고안한 해시계의 모양과 독창성을 관찰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앙부일구는 당시에 만들어진 다른 해시계들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관측기구는 반구형의 대접 모양을 네 발로 받치는 형태로 되어있고 반원형의 대접 안에 24절기가 13줄의 계절 선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바둑판처럼 촘촘하게 눈금이 표시되어 눈금 하나당 15분을 의미한다고 하니, 이것을 들여다보며 당시의 놀라운 기술력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창덕궁의 정전 ‘인정전’


창덕궁 궁궐 안쪽을 향해 계속 걷다 보면 팔작지붕 모양의 지붕을 가진 인정전과 만날 수 있습니다. 어진 정치를 펼치라는 의미가 담긴 창덕궁의 주 건물인 인정전은 조선 전기부터 왕의 즉위식이 열리는 공간으로 이용된 곳입니다. 임진왜란 이후부터는 왕이 직접 정사를 보는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연산군의 폭정과 인조반정의 풍파를 고스란히 겪어낸 이곳 인정전은 창건 이래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난 역사적 현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정전 앞에 펼쳐진 ‘박석(薄石)’의 모습


인정전 건물을 둘러보고, 바로 뒤를 돌아 정전 앞에 넓게 펼쳐진 박석의 모습을 잠시 감상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궐 통행에 편리함을 주기 위에 깔린 ‘박석’은 이곳 창덕궁뿐만 아니라 다른 궁궐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빗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박석 사이사이를 충분히 띄워 두고,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처리한 점을 보면 돌 하나에도 조상들의 놀라운 과학적 지혜가 담겨 있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줍니다.  



역사의 풍파를 겪어낸 현장, 이젠 도심의 휴식처 

본래 별궁으로 조선전기에 창건된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소실되고 조선 말기에 복구될 때까지 왕들이 정사를 보는 정궁의 구실을 하였습니다. 창덕궁은 경복궁 동쪽에 자리 잡고 있어 ‘동궐’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창덕궁은 임진왜란 때 경복궁·창경궁과 같이 불타는 수모를 겪었으나, 세 궁궐 중 가장 먼저 복구에 착수하여 중건된 이후 조선왕조의 법궁(法宮)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서울 도심에 자리 잡아 조선의 찬란한 영광과 슬픔을 함께 함 창덕궁. 이 건물은 그처럼 유구한 역사와 사연에 못지않게 자연미와 조형미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시간을 내어 친구 또는 연인, 가족과 함께 잠시 동안의 시간여행을 창덕궁에서 함께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