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필요 없는 명작 <가을동화>와 <겨울연가>를 연출한 윤석호 PD의 새 작품이자 일본 열도를 뒤흔들고 있는 배우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가 만나 화제가 된 드라마가 있죠. KBS 월화드라마 <사랑비>입니다.
아쉽게 우리나라에서는 시청률 한 자리수라는 굴욕을 맛보고 있지만, 일본을 비롯한 해외 반응은 매우 뜨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한국 드라마 사상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수출이 됐고, 중국과 홍콩은 물론 미주, 유럽까지 총 12개 지역에 판매됐다고 하네요.
‘욘사마’를 탄생시킨 윤석호 PD의 작품이라는 점과 이미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두 한류스타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은 보장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해외 팬들의 높은 반응과 함께 드라마 속 촬영지 또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은 극중 하나(윤아 분)의 어머니인 김윤희(이미숙 분)가 일하는 수목원입니다.
처음 보는 곳인데, 이 수목원은 어디일까.
드라마를 보다 궁금해 하신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이곳은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내에 위치한 곤지암수목원입니다. 아직 정식개장을 하지 않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운영을 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지난 16일 직접 다녀와 봤습니다.
곤지암수목원에 가기 위해서는 곤지암리조트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수목원 내에 주차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리조트 주차장에 주차 한 뒤 올라가야 합니다. 수목원 입구까지는 걸어가도 될 정도의 거리지만 셔틀버스와 수목원열차가 마련돼 있어 기다렸다가 타고 가면 편히 도착할 수 있답니다.
잠시 뒤 매표소가 있는 입구에 도착했는데요. ‘입장료 무료’라는 문구가 번뜩 눈에 들어왔습니다.
“역시 나는 럭키보이!”
...라고 하던 찰나 바로 윗줄의 글이 ‘럭키보이’라는 말에 원 펀치를 날리더군요. 하필 오늘만 모노레일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모노레일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는데 말입니다.
어째 저는 항상 가는 날이 장날입니다.
실망이란 녀석을 애써 감추고 입구를 통과했는데요. 매표소에 비치돼 있던 안내책자를 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수목원을 제대로 한 바퀴 돌기 위해선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의 관람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꽤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더군요.
예전 같으면 걷기 싫어 스트레스 팍팍 받았을 텐데, 요즘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보니 천천히 사색하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솟았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요. 아담한 온실과 연못,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푸른 산과 현대식 건물이 조화로운 풍광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마음이 평온해 지는 게 그야말로 ‘힐링’이 따로 없더군요.
이제 막 1분 걸었을 뿐인데 말이죠.
연못 주변으로 이동하자 작은 우체통 모양의 ‘잉어먹이 자율 판매함’이 시선을 끕니다. 뜬금없이 이게 왜 있나 했더니 바로 옆 연못과 연결된 데크에 다가가자 연못에 노니는 잉어가 보입니다. 사진엔 몇 마리 안 보이지만 어찌나 많던지요.
데이트하러 온 연인들은 물론 아이들도 매우 좋아할 것 같더군요.
카페와 기념품 코너가 있는 건물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편안한 관찰길’이란 글자가 새겨진 문이 보입니다. 이 문으로 들어가면 지그재그 형태의 데크를 따라 계곡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는데요. 여름에는 특히 시원할 것 같습니다.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빠른 길도 있지만, 이렇게 느리지만 여유를 즐기며 산책할 수 있는 길도 조성해 놓은 걸 보니 감탄이 계속 쏟아지더군요.
이 길은 계곡에서 자라고 있는 수국과 반딧불이, 고산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주제원으로 각각 연결돼 있는데요. 6월 말쯤 되면 이곳에서 반딧불이가 환하게 밝히는 자연의 빛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때 일주일 동안 야간개장을 한다고 하니 꼭 다시 한 번 와봐야겠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만족스러운데,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장관의 연속이었습니다.
인공폭포에 이어 높은 곳에서 바라 본 수목원과 저 멀리 보이는 스키장. 봄이라 눈은 찾아볼 수 없지만, 어찌나 전망이 좋던지. 벤치에 앉아 잠시 사색을 즐기게 됩니다.
정말 좋습니다. 좋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데요. 이번엔 아름다운 꽃들이 안구정화를 시켜주네요.
이제 다시 내려가는 길.
‘약속의 다리 가는 길’이란 팻말을 따라 가니 조그만 샛길로 연결됩니다. 등산길과 다름없는 이 길 속에도 곳곳에 재밌는 아이템을 설치해 놨는데요.
대나무 통을 가지고 연주하는 ‘자연물 악기’ 코너가 나옵니다. 막대기로 두드리자 신기하게도 7음계가 모두 표현되더군요. 이곳 역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는데요. 길을 조금 더 지나자 나무로 할 수 있는 놀이가 또 등장합니다. 그야말로 ‘친환경’ 자연 속 놀이공간이군요.
숲속 샛길을 모두 통과하자 이제 드디어 탁 트인 전망이 나옵니다. 내려다보고 있자면 여기가 어디인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장관인데요.
곤지암수목원을 소개할라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약속의 다리’입니다. 이곳 역시 생각보다 큰 스케일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주변 자연과 매우 잘 어울리더군요. 이 다리에서도 드라마 촬영이 진행됐었다고 하는데요. 궁금하신 분들은 <사랑비> 다시보기를!
제가 돌아본 건 여기까집니다. 아쉽게도 모노레일을 탑승해 보진 못했지만, 걸어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느꼈네요.
앞으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나 화보 촬영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으리라는 기대감도 생겼는데요. 경기도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이번 주말 계획은 곤지암수목원으로 잡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강력 추천합니다.
글·사진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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