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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10년의 복원, 100년의 기다림 '남한산성행궁' 으로의 초대

남한산성행궁 개방
마침내 열긴 행궁의 문


닫힌 남한산성행궁의 문이 열린다. 그것도 아주 활짝.
1625년 남한산성행궁을 짓기 시작하여 이듬해 완공하였으니 행궁의 시간도 어마어마하다. 이제 한남루漢南樓를 지나 행궁에 들어서면 스쳐 지나갈 때는 몰랐던 구석구석 감춰진 놀라운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10년의 복원, 100년의 기다림

임금이 도성 밖을 나와 민심을 시찰하는 일을 행행行幸이라고 하며, 행궁은 임금이 머물던 곳이다.

남한산성행궁은 북한산성행궁, 수원화성행궁과 더불어 조선왕조를 대표하는 행궁이다. 남한산 성행궁의 복원은 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과 2000년 발굴 조사 후 2002년 겨울 행궁 내행전, 남행각, 북행각 등을 복원하였고, 2년 뒤 여름엔 하궐 발굴조사와 좌전을 복원했다. 그 과정에서 <남한지>, <광주부읍지> 등의 고문헌과 1909년 촬영 사진을 근거로 학술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되살린 행궁은 산 성리 마을에 흩어진 석재를 기증받아 세계유산등재에 필요한 항목인 진정성까지 확보했다.

남한산성 행궁은 우리 민족의 수난과 그 궤를 함께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병자호란의 47일 간의 처절한 항전을 끝내 이겨낸 남한 산성 안 임금의 처소이자 집무실인 행궁의 복원과 개방의 상징성은 크다.

남한산성행궁 복원이 중요한 까닭은 다른 행궁에는 없는 종묘와 사직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사시 임금이 남한산성으로 올 때는 나라 전체가 옮겨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며 이는 남한산성행궁의 특별함이다.

산머리에 관을 씌운 것 같은 웅장한 형세의 남한산성에서 가장 크고 넓은 곳이 바로 행궁이다. 소나무에 둘러 싸여 아늑함을 더하는 행궁은 내행전, 외행전, 좌승당, 일장각, 외삼문 북행각, 남행각 등의 건물이 들어서 행궁의 위용을 드높인다.

5월 24일 전면개방으로 행궁의 건물은 재현소품 전시와 학술대회 또는 교육장 등으로 활용된다. 상궐 내행전은 왕의 침전, 세자의 침전으로 꾸려지며, 평상시 광주부 유수의 관아로 사용한 하궐 일장각에서는 왕과 그를 보필하던 사람들의 숨결까지 생생히 느낄 수 있다.

행궁 상궐 뒤편 바위에는 반석磐石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위기에 처한 나라를 잘 지켜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석石자 가운데 점을 찍어 의미를 강조한 점이다.


산 속에도 삶이 흐른다, 산성도시
2010년 가을 남한산성행궁 한남루에 120여 년 전 한남루를 인쇄 한 커다란 천 한장이 걸렸다. 이윽고 바닥으로 천이 스르르 내려 오자 사진 속 한남루와 똑같은 한남루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남한산성행궁 복원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 후 1년 6개월여의 시간동안 행궁은 단청을 하고, 창호를 바르는 등 그 옛날 왕의 행복한 걸음을 기다렸듯이 우리를 맞을 채비를 하였다. 겉모습만 단장을 한 것이 아니다.

광주시 문화해설사의 쉽고, 재미있는 전문 해설로 남한산성과 행궁을 알렸고, 전국 최초의 표준해설서를 발간하였다. 또한 초등학생을 행궁으로 초대하여 남한산성의 재미 있는 설화를 역할극으로 꾸며보고, 나라의 앞날에 고민에 빠진 인 조가 되어보는 역사인물 체험 프로그램 ‘내가 인조라면’ 은 문화재청의 문화재 활용 교육 우수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산성에 또 하 나의 이야기를 더했다.

또한, 주말 대략 2만 명의 등산객이 찾는 남한산성이 있는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사람들의 자발적인 산성 사랑도 남한산성행궁 복원에 큰 힘이 되었다. 행궁 복원에 마을에 흩어진 옛 석재를 기부하고, 행궁 준공식을 사람냄새 나는 마을잔치로 치룬 것도 이들 덕이다. 뿐만 아니다. 산성의 역사를 위한 아카데미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솔바람책방을 찾은 남한산초등학교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산성리 사람들이다.

마음을 열고 행궁을 만나다
100년 동안 닫힌 행궁의 문이 활짝 열린다. 4월 시범개방을 거처 5월 24일 전면 개방을 앞두고 있는 행궁은 자유관람과 문화해설 관람이 가능하다.

평일 4회, 주말 8회 운영하는 문화해설은 앞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해설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한남루에서 출발하여 약 50분이 소요되는 관람과 새롭게 조성한 행궁전통공원 그리고 수어장대, 숭렬전, 청량당, 현절사, 연무관 등의 문화유적 관람과 맞물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역사여행에 새로운 규범이 될 것이다.

또한 매주 주말 행궁 광장에서는 광주 광지원농악 공연도 남한산성의 새로운 문화관광 아이템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행궁 전면 개방 기념으로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무료 개방하며, 24일에는 행궁 개 방 기념행사 ‘낙성연’을 개최한다.

옛 사람들은 임금을 어버이로 섬겼다. 하물며 임금의 손길이 한 번이라도 머문 물건이나 장소 역시 임금과 같이 소중히 여겼다. 10년 의 복원을 마치고 당당한 위용을 드러낸 남한산성행궁은 자식을 보듬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곳이다. 값을 매길 수 없는 오래된 살림살이가 품은 따듯함과 애잔함은 하루아침에 생긴게 아니다.

100년 세월이 남한산성행궁을 짓고 또 지었다. 많은 사연이 담긴 행궁의 시간에 또 하나의 시간을 보태는 일…
바로 남한산성행궁에 대한 최소 한의 예의다.

1. 프랑스인 이폴리트 프랑뎅이 찍은 1892~1893년경의 한남루다. 한남루는 행궁의 주출입구이다 | 경기도박물관 <먼나라 꼬레-이폴리트 프랑뎅의 기억 속으로> 수록 사진

2. 2010년 남한산성행궁 준공식 당시 한남루
3. 단청을 마치고 전면 개방을 앞둔 한남루.



남한산성행궁 낙성연에 초대합니다.
일시 : 2012년 5월 24일(목) 오후 2시
장소 : 남산산성행궁 전통공원
주최 · 주관 · 후원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 문화재청

출처 : 경기문화재단 문화나루 (글 : 한승연 경기문화재단 문화홍보팀/사진 : 이현구 etc스튜디오, 문화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