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에서 홍성 다음으로 가장 큰 오일장은 바로 당진 오일장입니다.
보통 오일장을 비롯한 전통시장은 지리적 위치에 따라 과거부터 크게 번성하거나 명목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교통이 편리하거나 각 지역 사람들이 모이기 용이한 지역으로 오일장이 들어서는데요.
당진 오일장은 충청남북도와 경기도가 인접하고 바닷가가 가까워
각종 해산물과 농산물을 골고루 접할 수 있는 시장 중에 하나입니다.
곧 내륙지방의 오일장과 바닷가 근처의 오일장의 장점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전국 7대 오일장 중에 한 곳이라는 당진 오일장은 매월 5일과 10일에 열리는 전통시장입니다.
당진 시장은 시범사업을 통하여 지붕을 들이고 정리한 흔적이 역력했지만,
그마저 십년이 넘은 사업들인지라 노후된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당진시장은 상설시장으로 농수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전형적인 전통시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 5일과 10일에는 뒷골목으로 길게 장이 늘어서는 것이죠.
가격안정 시범거리라고 하는데, 꾸준히 관리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
일반적인 수산시장의 모습과 별다를 것이 없죠.
오른쪽이 수산물을 취급한다면, 왼쪽은 농산물이 주를 이룹니다.
사실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오히려 상설시장은 사람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이 오일장 쪽으로 넘어가있기 때문이죠.
보고 있는 골목 끝부터 현 지점까지의 딱 두 배 거리가 사진 뒷쪽으로 있습니다.
대략 30분이면 둘러보겠노라고 예상했건만, 오일장 구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시간 반 가량을 장터에서 이것저것 묻고 다녔네요.
전통시장에 가면 흔히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죠.
윗쪽에 보이는 둥그런 것이 떡이나 만두를 쪄먹을 때 바닥에 까는 삼베 천 입니다.
냄비 크기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크기별 삼종세트더군요.
요즘 흔히 보이는 1,000원 만두집들을 가보면 만두 바닥에 플라스틱을 깔아두었는데요,
플라스틱은 열을 가할 때 환경호르몬이 발생합니다. 건강에 상당히 좋지 않죠.
must have 아이템입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요즘,
드디어 봄나물이 등장했습니다.
냉이 된장국 한 그릇이면 봄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죠.
더불어 채소들도 햇빛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채소가 비싼 시기지요.
약 삼십년전, 장에 나가시면 조그만 모종이나 작은 꽃나무 하나 사들고 오시던 할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나무 심는 것을 참 좋아하셨는데, 그 것을 저를 비롯한 손자들이 혜택 보네요.
매년 대추, 감 등 각종 열매들이 마당에서 계절마다 열리거든요.
컴퓨터와 휴대폰 같은 무생물과 그만 친구하고, 모종 하나 사서 물도 주며 아껴주는 것도 좋겠지요.
오는 것이 있다면 가는 것도 있죠.
왼쪽에 초록색으로 보이는 녀석이 바로 '감태' 입니다.
보통 모르는 사람들은 특유의 색 때문에 파래로 오해하는데, 파래는 오른쪽 상단 구석에 있네요 :)
무침으로도 먹고, 일반 김처럼 밥에 싸먹기도 합니다.
김보다 부드럽운 식감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지금이 아니라면 내년 겨울에나 햇감탤를 먹을 수 있는 것이죠. 비싸지도 않으니 보신다면 바로 구입하셔야 합니다.
김 산지인 서천과 가까워서 맛있는 김을 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미 신안에서 구입한 김이 많아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오일장 답게, 의류도 많이 있네요.
서울에서는 운 좋은 사람만 먹을 수 있다는 '손두부'입니다.
사람이 손으로 직접 만든 두부지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죠.
드디어 전이 등장!
총대처럼 길게 생겼다고 해서 강원도에서는 '총떡'이라고 불리는 녀석,
바로 메밀전병 입니다.
때마침 전병이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고 있네요.
오뎅도 비켜갈 수는 없죠.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것은 묵사발입니다.
강원도에서나 보던 음식들이 이제는 충남에서도 볼 수 있네요.
사실 별 것은 없습니다.
철판위에 넓게 편 메밀 부침개 위에 김치소를 넣고 둥글게 말면 끝이지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본다면 김치만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치를 헹구고 삶는 과정에서 시어빠지고, 다 익어버려 아삭거리지도 않는 만두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재미있게 꼬아서 꼬치에 말았더군요.
말린 생선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서대, 우럭, 조기, 고등어 등 생선들은 다양합니다.
단지 생물과 건조한 생선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이런 약초도 요즘에는 오일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더군요.
특히 화개장터 같이 높은 산 아래 자리잡은 전통시장에는 다양한 약초를 구할 수 있죠.
직접 말아 튀겨서 주는 오뎅도 하나.
큼직한데도 한 개에 천원.
열두시가 조금 지난 시간입니다.
한창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시간이지요.
골목이 좁은 곳에서는 서로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오일장에 나와 물건을 구경하고 구입합니다.
특히 빠질 수 없는 것이 애완동물이죠.
이 날은 강아지와 토끼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된장, 청국장, 국수 등 다양합니다.
시간이 없어 전은 패스.
봄이라서 그런지, 씨앗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파종하실 분들은 벌써 준비하셨겠지요?
함께 갔던 후배는 국화꽃은 한아름 구입했습니다.
베개에 넣으면 참 좋다고 하더군요.
국화향이 숙면을 돕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유도 한다고 합니다.
조금은 징그러울 수 있겠는데,
요 녀석이 뭘까요? 바로 메추리입니다.
참새로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을텐데,
시골 장날이나 도시의 포장마차에서 위와 비슷한 녀석을 구워서 내준다면 메추리가 맞죠.
작고 뼈가 연해서 뼈까지 함께 씹어먹기도 합니다.
술안주로 참 좋은 녀석입니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고 있네요.
아래에 있는 숯이 참 좋습니다.
장의 끝 쪽은 중심가보다 한산합니다.
당진 오일장에 가기 전, 당진시청 지역경제과에 직접 전화 걸어 오일장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으나,
시근퉁한 답변에 질문할 의욕도 사라지게 만들더군요. '뭣하러 그런걸 묻느냐'라는 말투였다고 할까요.
당진 오일장에 대한 정보도 나와있는 곳이 인터넷 상에는 한 곳도 없다고 합니다.
충남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당진 오일장의 굴욕이라고 할까요.
A라는 지역은 오일장을 특화시장으로 만들어 키우려고 하고.
B라는 지역은 오일장 자체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찾아볼 수 없고.
손바닥만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지역마다 다른 특색을 이렇게도 찾아볼 수 있겠더군요.
오일장 외에 상설로 운영되는 당진시장은 약 120개의 노점과 점포로 이루어져있다고 합니다.
올해 3월부터 당진시장의 정비계획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정비가 될지 참 궁금합니다.
특성상 제주 오일장처럼 대형 시장을 만들지 않는 한 정비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말이죠.
관련 기사를 뒤져보니 오년 이상 끌어온 사업이라는데, 이해되긴 합니다.
어쨌든, 자생적으로 커온 오일장만큼은 그대로 남아 잘 흡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찾아가시려면 네비에서 '당진시 읍내동 145-12'로 검색,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가기에는 꽤 먼 곳입니다. 택시를 이용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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