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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걷기 좋은 나루터 산책길 따라 미술관카페 수밀원 가보니

저멀리 속살을 내비친 벌거벗은 뱀섬까지 걸어갈 수 있을 듯 꽁꽁 언 두물머리는 평화롭고 고요한 겨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나룻배가 흔적을 남기고 지나간 자리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물길이 열렸습니다.
얼음을 헤치고 어디론가 떠나간 배는 황포돗대일까요?
황포돗대가 보이지 않습니다. 쇄빙선을 연상한다면 오버겠죠? ㅎㅎ.

쌍쌍의 연인들은 이 곳에서 무엇을 약속하고 서로에게 무엇을 다짐할까요? 무엇을 다짐하고 약속하듯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이른 아침 수평선 위로 몽롱하게 피어나는 물안개, 나루터의 느티나무 고목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진사님들의 단골 촬영장으로 물안개 피어나는 강마을 풍경이나 설경과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언제 찾아가도 카메라를 든 진사님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아요.

추위를 피해 꽁무니를 빼고 숨어버린 작은 배는 자유롭지 못한 영어의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사공은 오데 가고 두물머리 나루터 버즘나무는 언젠가 돌아올 뱃사공을 오늘도 내일도 기다립니다. 눈 덮힌 하얀 강물이 물결 넘실대는 푸른 강물이 될 그 날을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두물머리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한자로는 兩水里라고 쓰는데, 두물머리라 하면 우리는 통상 나루터를 중심으로 한 장소를 말하지요.

예전에는 이곳의 나루터가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있는 강원도 정선군과 충청북도 단양군, 그리고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이기에 매우 번창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육로가 생기자 쇠퇴하기 시작하던 것이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고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되자 어로행위 및 선박건조가 금지되면서 나루터로서의 기능이 정지되고 상실되었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잔잔한 싯귀를 마음에 담으며 두물머리 산책길에 나서면,

'창 밖의 여자'가 아닌 '창가의 여자'가 매력을 더합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소곤대는 이야기가 잔잔히 녹아있는 두물머리의 또 하나의 은밀한 유혹, 수밀원이 있습니다.

겉치레는 겉치레일 뿐, 눈길 가지 않는 곳이 없고 어디 한군데 마음 닿지 않는 구석이 없는 그곳에 마음을 두고 와 버렸습니다.

피고 지고 또 지고... 그래도 못내 아쉬워 꽃이 진 자리는 다시 꽃이 되고 수밀원 앞마당 지붕을 덮어버린 목련나무 꼬투리에 새봄을 여는 희망의 햇살이 눈부십니다.

살포시 문을 열고 들어가도 "어서 오세요~." 하며 반기는 소리 들리지 않아도 반가운 곳, 쫓아나와 얼굴 보여주는 이 없어도 반갑게 인사하는 그들이 있습니다.

안내하는 이 없어도 발길은 저절로 구석구석 작품을 따라 갑니다.
크지 않아도 강한 마력을 풍기는 작은 미술관이 수밀원입니다.

두물머리를 찾는 사람은 들르지 않고는 못 배길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수밀원이 아닐까 싶어요.

대청마루 올라 앉듯 가만히 올라 앉아 생각에 잠겨도 좋겠고, 그녀들과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겠습니다.

누구의 손길인지 무수히 다녀간 흔적들...
무엇을 보고 있을까, ?두 남자는 한참을 서 있네요....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싶습니다.
차 한잔으로 꽁꽁 언 추위를 녹이고 빗장을 채워둔 마음을 녹이고 싶습니다.

두물머리에 가면 알 듯 말 듯 그리움이 있습니다. 떠나지 않는 배 떠날 수 없는 배, 떠난 사람이 그리워 떠날 수 없어 찾아오는 발길과 열정을 담은 사랑과 미래를 향한 약속이 머무는 곳입니다.

싱그러운 푸르른 물결을 이룰 연밭을 상상해 봅니다. 이웃님께서 사진을 찍으려고 뒷걸음질치다가 풍덩카메라를 빠트렸다는 곳이 이곳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 곳에 새로운 길이 열린다지요. 앞에 보이는 저곳과 연육교를 세우는 공사를 하고 있답니다.

두물머리에는 그림이 있는 미술관카페 수밀원외에도 너그럽고 풍요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마음둘 곳 없는 각박한 현세에서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곳, 발길이 저절로 느긋해지는 곳에서 잠시 마음을 다스려봅니다.

고요한 정적속에 나만이 존재하는 듯 착각속에서 사색에 잠겨 마음의 호사를 부려봅니다.

가까이로는 세미원, 석창원, 애벌레생태학교, 연꽃박물관 등 볼거리가 있고 주변에 다산유적지가 있고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상큼하게 남한강자전거길을 달릴 수도 있습니다.

한음 이덕형 선생 묘 및 신도비(경기기념물 89), 이준경선생묘(경기기념물 96), 정창손묘역 석물(경기문화재자료 85)과 익원공 김사형 묘역(경기문화재자료 107) 등 여러 문화재가 있습니다.
글. 사진 이은주(블로그기자단 esil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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