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가? 했는데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강풍과 함께 찾아온 꽃샘추위가 한겨울 추위를 능가하네요.
성질 급하게 장농 안에 넣어 두었던 겨울점퍼를 다시 꺼내 입었습니다.
하지만 계절은 속이지 못하나 봅니다.
봄철 아지랑이도 볼 수 있고 겨우내 좋았던 입맛도 덜 한걸 보니 말이지요.
잃어버린 입맛을 찾기 위해 무창포 해수욕장을 다녀 왔습니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는 지금 주꾸미가 한창 이거든요.
뭐니 뭐니 해도 봄철 입맛을 살리는 기력식품으로 주꾸미만 한 것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무창포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바람이 어찌나 세던지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갈 정도 이었습니다.
너무 추워서 그럴까요? 바닷가를 거니는 사람도 보이질 않고 썰렁합니다.
어항으로 와보니 제철을 만난 주꾸미와 각종 생선들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합니다.
알이 통통하게 밴 주꾸미와 횟감을 사가지고 이층식당에 가서 먹고 갈까 하다가
포장을 해서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엊그제 친정에서 뵌 연로하신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말이지요.
팔순에도 농사를 지으시는 아버지께서, 이제는 더 이상 농사짓는 것이 무리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많이 쇠약해지신 모습에 가슴이 아파 옵니다.
쌀 한포대를 번뻔번쩍 드셨는데 반으로 나눈 쌀포대도 들기를 버거워 하시며
"이제 나도 다 됐나보다. 쌀 반포대도 못 드니"~
요즘 기운도 없고 도통 입맛도 없다. 뭘 먹어도 맛있는 것이 없어. 하시는데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버지께서 언제 저렇게 늙으셨는지…….
알이 통통하게 밴 주꾸미와 쓰러진 소도 일으켜 세운다는 낙지도 사고 횟감도 샀습니다.
딸과 사위의 마음 씀에 고맙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시고……. 맛있게 드십니다.
부디~ 아버지의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고 원기회복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는 3월 23일부터 4월 15일가지 주꾸미와 도다리 축제를 개최한다 합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잡히고 알이 꽉 들어차 맛 또한 가장 좋으며 특히 주꾸미는 타우린 함량이 많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이 하여 정력을 증강시키는
스태미나 식품으로 심장기능과 시력감퇴를 막으며 해독작용이 있어 술안주로도 좋습니다.
날짜와 시간대를 잘 맞춰서 가시면 신비한 모세의 기적 바닷길을 경험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무창포해수욕장 홈페이지 바닷길 열리는 시간을 참조 하세요.)
축제기간 중 식목일인 4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무창포해수욕장과 석대도 사이 ‘S'자 모양의 우아한 곡선으로
경이롭게 펼쳐지는 신비의 바닷길도 볼 수 있으며, 바닷길이 열리면 바지락, 해삼 등
해산물을 잡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