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오르는 모든 분들을 위해 남한산성 제2 남옹성을 내년 일출 구경 장소로 추천합니다.
저는 꼭 제가 발견한 이곳에서 2013년 새해를 맞을 생각입니다.
넓은 곳이어서 많은 인파에도 장엄한 태양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금빛 태양~ 오랜만에 황홀하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남문을 출발해서 다시 남문으로 돌아오는데 딱 4시간 걸렸네요.
사진은 순서대로 동문, 서문(위쪽), 남문, 북문(아래쪽)입니다.
가운데는 남한산성 꼭대기라고 할 수 있는 수어장대 사진입니다. 남
문은 성남시(城南市), 서문과 북문은 하남시(河南市), 동문은 광주시(廣州市)와 통한답니다.
우익문이라고 쓰여진 현판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 곳을 지나 삼전도(송파)까지 걸어가 청나라에 항복해야만 했던 인조 임금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남문을 출발하여 동문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성곽을 따라 올라간다면 장경사 신지옹성에 도착했겠지만, 경사진 오르막길을 따라 망월사와 장경사를 답사하러 올라가봤습니다.
아침 때라 그런지 춥기도 하고 등산객도 없고해서 노래도 불러보고 뒤로 걷기도 하면서 저 혼자만의 산행을 즐겼답니다. 딱따구리가 딱딱딱 ♬ 답해주더군요.
망월사는 조계종 비구니 스님들의 수련원이며 [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지만, 백년동안 탐한 물건은 하루아침에 티끌이라네]이라는 경문도 입구에 보입니다. 이 표지석을 지나 허벅지가 뭉쳐질 무렵 망월사를 지키는 백구가 짖어댑니다. 목줄도 하지 않았는데가 어찌나 크게 컹컹~ 짖어대는지 혼났네요. 감로수는 동장군의 기세에 땅땅 얼어버렸네요.
망월사는 남한산성 10개의 사찰 중 가장 유서가 깊은 곳으로 태조 이성계가 창건했으나 일제 강점기 때 모두 불타 없어졌는데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는 이 곳을 망월사지라고 불렀답니다.) 지금은 복원되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대웅보전 우측에는 13층 석탑(사리탑)은 인도 인디라 간디 수상으로부터 직접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장경사 쪽으로 가 볼까요?
장경사에도 견공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순둥이라서 산객을 보면서도 짖지도 않고 꼬리를 살랑거리며 맞아주네요. 스님들이 거주하는 심향당(心香堂) 앞에 있는 재밌게 생긴 스님 동상과 함께...
장경사는 조선 인조 16년에 벽암대사 각성(覺性)에 의해 창건되었습니다. 당시 남한산성에서는 전국의 승려(승군,僧軍)가 동원되어 산성을 축조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머물 곳으로 10개의 절을 창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창건한 다른 모든 절은 일제에 의해 폐사가 되었고 오직 장경사만이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답니다. 이 곳에도 사리탑과 범종이 있어 망월사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이 곳을 지날 때면 종소리가 정말 크게 들리는데 범종각에는 한글로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종소리를 들으면 번뇌가 끊어지고 / 지혜는 자라나서 깨달음 생겨나네.
지옥을 떠나고 삼계를 벗어나서 / 원컨대 성불하여 일체중생건지리다
멀리하늘 저끝까지 울려퍼지고 / 깊이 땅속 더 깊은 곳까지 스며드네.
다른 사찰에서는 못 보던 윤장대[輪藏臺:불교에서 경전을 넣은 책장에 축을 달아 돌릴 수 있게 만든 것)가 설치되어 있네요. 윤장대를 한번 돌릴때마다 경을 500번 읽은것과 같다하여,티벳 장족 불교(라마교)에서 성행하고 있답니다.
마지막 사진은 어떤 곳일까요? 짐작하시겠지만 해우소(解憂所)랍니다. 스님들이 속세와 담을 쌓아도 잡생각이 나지 않는 이유는 이 곳에서 근심을 다 덜어내버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도 속세의 근심을 덜고자 잠시 들렀답니다. ㅋㅋ
이 곳이 어딘 줄 아시나요? 남한산성 내 최고봉인 벌봉입니다.
(해발 512.2m) 지도에서는 이 벌봉을 남한산 정상으로 표기하고 있어요. 벌집처럼 생겼죠?
[병자호란 때 청태종이 이 바위에 정기가 서려 있어서 침략하면서 즉시 깨뜨리므로 산성을 굴복시킬 수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실제로 청군이 이 봉우리에서 성내를 관찰하며 아군을 공략하였다.]라는 표지석이 있답니다.
벌봉 아래 큰 바위에는 사람 한 병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는데 누군가가 치성을 드린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벌봉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까마귀 친구와 곤줄박이 몇 마리가 제 눈앞에서 자연스럽게 지저귀는게 아닙니까?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서요. 새 노래를 들은 대가로 과자 부스러기를 주변에 뿌려주고 왔답니다.
벌봉 주변은 봉암성이라고 하는데 수십년 된 나무들이 많이 잘려있었습니다. 나무와 그 뿌리로부터 성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거했다고 하네요.
벌봉에서 내려와 북문, 서문까지 쉬엄쉬엄 걸어갔죠. 서문에서 곧장 올라가면 수어장대가 있지만 이왕 한 바퀴를 돈다고 마음먹었으니 남한산성에서 제일 아름다운 연주봉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남한산성에 왔다는 인증샷을 찍고 싶으시면 연주봉이나 전망대에서 찍으시면 멋집니다.
수어장대를 마지막으로 하여 다시 출발점이었던 남문으로 내려왔습니다. 55분 걷고 5분 쉬며 한 바퀴 돌았는데 딱 4시간 걸렸네요.
백번도 넘게 오른 남한산성, 이제부터 여기에 오를 때에는 목적과 목적지를 정하고 가야겠어요. 남한산의 정기를 마시고 돌아온 지금 몸도 마음도 최상의 상태입니다.
아 참... 겨울 가뭄이 심하네요. 흙길을 걸을때마다 푸석푸석한 흙먼지가 폴폴 솟아오르더라구요. 빨리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김상선(블로그기자단 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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