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은 5월이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봄! 영어로 Spring! 한자로는 春!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일이” 할법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5월에 해수욕장이 개장했다는 겁니다. 시기만 보면 봄인데, 이게 대체 뭔 일입니까.
‘5월의 해수욕장 개장’ 아무리 생각해도 잘 어울리지 않는데요. 이번 개장은 예년보다 한 달이나 앞선 것으로 사상 최초의 기록이라고 하네요.
이유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30도를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가 연일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봄의 실종’이라는 표현이 딱 적합한 것 같은데요. 전국 대부분의 해수욕장은 늦어도 이달에 개장한다고 하니 이제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됐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봄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 말이죠.
상황이 이러하자 때 이른 피서를 준비하는 분도 많아졌는데요. 저도 벌써 놀러갈 생각에 이미 멘탈이 가출해 버렸답니다. 저 바다로~! 그래서 말인데, 잠시 상상이라도 해 볼까요.
아 좋다! >_<
그런데 말이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우리 경기도에도 해수욕장이 있을까?!”
과연 있을까요? 제가 경기도 토박이긴 하지만 해수욕장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매우 회의적으로 생각했는데요. 글쎄, 있었습니다. 그것도 두 곳이나.
기온은 30도를 육박했지만, 대기 불안정으로 하늘이 무서웠던 지난 11일. 경기도의 유일, 아니 유이(惟二)한 해수욕장인 제부도, 궁평리 해수욕장의 그림을 담아와 봤습니다.
매일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이 펼쳐지는 제부도. 이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이라 따로 설명은 필요 없겠는데요. 여기에 1.8㎞ 길이의 백사장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부도 해수욕장이 바로 이 백사장을 말하는데요. 제가 간 시간에는 물이 빠져 해수욕장이 아닌 갯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물이 들어오면 시원한 풍광을 연출한다고 하네요.
제부도 해수욕장의 특징은 백사장 주변에 위치한 멋진 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건데요.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에는 기암절벽이 있고, 왼쪽에는 매바위가 있어 해수욕과 함께 안구정화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답니다.
또, 이곳은 물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없기 때문에 경사도가 매우 완만하다고 하네요. 따라서 어린이나 노인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
하루 두 번 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이 넓게 펼쳐져 직접 조개를 잡거나 바다생물을 관찰하는 등 자연체험장으로도 좋다고 합니다. 이밖에 백사장 주변으로 놀이시설과 숙박 및 야영 시설, 넓은 주차장과 샤워 시설이 있어 불편함 없이 보낼 수 있다는군요.
여기서 잠깐 미스터리한 장면을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미확인 비행물체(UFO)가 아닌 미확인 비행조류(?)에 대한 이야깁니다.
혹시 새가 하늘에서 정지비행 하는 장면 보신 적 있나요? 매바위를 둘러보는 도중 놀라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정체불명의 새가 바위 상공에 그대로 멈춰 있는 겁니다. 바닷바람을 이용해 날갯짓 없이 비행을 하고 있었던 거죠.
신기한 나머지 사진을 찍다 동영상으로 모드를 바꿔 촬영해 봤는데요. 한 번 보시죠!
이 바위의 유래를 보면 두 개 바위 위로 매 둥지가 많아 매바위라고 불렀다는데, 혹시 매인 걸까요? 이 새의 정체를 아시는 분들의 제보를 바랍니다.
정체불명의 새의 등장에 따라 핀트가 잠시 어긋났는데, 다시 해수욕장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제부도 해수욕장에 이어 찾아간 곳은 남쪽에 위치한 궁평리 해수욕장인데요. 지도상으론 가까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꽤 되더군요.
궁평리 해수욕장의 백사장 길이는 제부도보다 조금 더 긴 2km에 달하는데요. 해수욕장에 앞서 만나는 건 군부대의 철책입니다. 그래서인지 삭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백사장을 거닐어 보니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곳 역시 간조 때라 해초가 널린 갯벌만 사진으로 담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만조가 되서 물이 백사장과 가까워졌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습니다.
궁평리 해수욕장은 제부도와 달리 5,000여 그루의 울창한 소나무 숲도 함께 만날 수 있는 매력이 있더군요. 바다와 숲을 함께 즐긴다면, 무더위가 날아가는 건 시간문제겠죠? 숲 안에는 테이블과 그릴 등이 마련돼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아보였습니다.
해수욕장이 아닌 마치 자연휴양림에 온 느낌인데요. 이것이 궁평리 해수욕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 붐비는 곳을 싫어하신다면 이런 한적한 곳에서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두 해수욕장 모두 아직 개장을 하지 않아 휑한 느낌이 있지만 곧 개장하면 많은 분들이 찾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번 여름, 멀리 있는 동해나 남해바다가 아닌 가까운 경기도의 해수욕장에서 더위를 날려 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서해안에 온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 있으니 바로 낙조입니다. 두 해수욕장 모두 낙조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는데요. 특히 바다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궁평리 해수욕장의 낙조는 화성팔경의 하나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고 하니 꼭 기억해 두세요.
제부도 해수욕장의 경우 바닷길 통행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가는 센스 또한 잊지 마시길 바라며, 올 여름엔 경기도의 해수욕장에서 특별한 추억 만들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바닷길통행시간자동안내(ARS) 031-369-2360 / 제부도관리사무소 031-355-3924
글·사진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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