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주식투자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상 현상을 체험하신 적이 계신가요? 아마 투자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1월에는 주가가 오른다.’ ‘주말에는 주가가 오른다.’ ‘서머랠리’ ‘산타랠리’라는 말이 익숙하실 것 같은데요. 오늘은 이와 같은 시장에서 주가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일명 ‘캘린더효과’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캘린더 효과가 실제로 성립하는지, 성립한다면 이러한 이상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저와 함께 살펴보실까요?
본격적으로 ‘캘린더효과’를 하나하나 살펴보기 전에, 자본시장의 3가지 효율성 중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해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근본적으로 ‘캘린더효과’는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효율적 시장가설’에 반하는 이상 현상들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저와 함께 살펴보게 될 ‘캘린더효과’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효율적 시장가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죠?^^
효율적 시장가설(EMH)은 정보와 관련된 가설로서, 자본시장에서의 가격이 정보를 충분히 그리고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크게 약형EMH/준강형EMH/강형EMH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로 약형 EMH은 과거의 정보가 이미 다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어떠한 투자자라도 역사적 정보에 기인한 거래로부터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가설입니다.
두 번째로 준강형 EMH은 과거정보에 더하여 공식적인 정보도 이미 다 주가에 반영되어 있으므로, 어떠한 투자자라도 공식적인 정보에 기인한 거래로부터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가설입니다.
마지막으로 강형 EMH은 내부정보도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되어 있으므로, 비공식적인 내부정보에 기인한 거래로부터 투자자는 어떠한 초과수익도 얻을 수 없다는 가설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효율적 시장가설이 맞는다면 주가가 무작위로 변하여 어떤 특정한 시기에만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캘린더효과에서 살펴볼 수 있는)가 생기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게 정상이겠죠?
▶ 자, 이제 효율적 시장가설로는 설명 불가능한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여러 이례현상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첫 번째 주인공은 ‘1월 효과’ 입니다. ‘1월 효과’라는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효과는 ‘1월에는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독 1월의 수익률이 다른 달의 수익률보다 높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소득세 회피를 위한 투자자들의 행동입니다. 세금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소득세 정산 전에 손실을 본 주식을 매도하여 과세대상인 차익을 줄이려는 행동을 하고, 다시 세금정산이 끝난 후인 연초에 매도했던 과거의 주식을 다시 매입함으로써 주식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오른다는 이유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설명은 주식의 양도소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은 우리나라에는 해당하지 않겠지만, 양도소득이 아닌 배당을 통한 소득에 세금이 매겨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매도하고 연초에 다시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두 번째로, 보통 연말과 연초 기준으로 성과급을 받게 되어 그 중 일부를 주식매매비용으로 지출하여 주식이 오른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성과급을 받은 사람들이 비슷한 시기(연말, 연초)에 주식을 매매하려는 동시다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주가가 오를 것이고 이것이 1월의 주가를 올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1월 효과가 성립할까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의 통계치를 통해 살펴보면 1월효과가 대체로 성립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 이제 두 번째 주인공인 ‘주말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말효과’는 다른 요일에 비해 금요일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월요일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인데요. 일주일 중 금요일의 수익률이 제일 높고 이러한 금요일로부터 월요일에 이르기까지 주가가 점점 낮아지는 특징을 보인다는 효과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설명하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공시정보의 발표시점인데요. 많은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자사의 주가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시 정보를 주식거래가 이루어 지지 않는 주말에 발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말에는 악재의 공시정보가 발표되어도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주식매도가 불가능하므로, 월요일이 되자마자 악재의 영향을 받은 주식들이 시장에서 많이 매도되고 따라서 주가가 폭락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식이 거래되는 주중에 발표된다면 투자자들이 즉각적인 매도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것을 인지한 기업입장을 보여주는 행태입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주말효과를 대비하여 월요일에는 매수하고 금요일에 매도하여 이익을 얻는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이러한 주말효과의 특성이 많이 사라져 이러한 투자전략은 의미가 예전보다 의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1900년대 이전에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시장수익률과 기업규모별수익률의 주말효과가 강하게 존재하였지만, 그 이후 14년 동안에는 주말효과가 존재하지 아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는 주말효과가 사라진 원인이 주중의 시장수익률이 하락한 경우에 과거에는 주말에 반전되어 상승하였으나 최근에는 지속되어 하락하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한국 주식시장에 주말효과는 존재하는가?
: 김영빈 2005 한국세무회계학논문 중
▶다음은 ‘서머랠리’효과 입니다. 서머는 여름을 뜻하고 랠리는 경주를 뜻하는데, 과연 서머와 랠리의 합성어는 어떤 효과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서머랠리’는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에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 주식을 사놓고 떠나는 현상 때문에 일어나는데요. 여름 휴가를 앞둔 6~7월에 주가가 특히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여름 휴가가 긴 선진국에서는 흔한 현상으로 미국 증시에서는 지난 64년 이후 여름철마다 주기적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주식 상승기에는 앞으로 더 오를 주가 때문에 미리 주식을 사놓고 떠나는 사람이 많을 것이므로 이러한 서머랠리 효과가 더욱 잘 나타나며,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주식을 팔고 휴가를 떠나려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6~7월의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아래 그래프는 과거 2010년도의 미국 다우존스 지수 추이를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서 4월말에 떨어졌던 증시가 5월 중순부터 상승하는 조짐을 보이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고, 앞에서의 서머랠리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예측해볼 수 있겠죠?
▶ 마지막은 ‘산타랠리’ 입니다. 산타하면 겨울이 생각나죠? 앞에서의 서머 랠리가 여름에 나타나는 주식시장의 이상 현상인 반면, 산타랠리는 겨울에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연말과 신년 초에 집중적으로 받게 되는 보너스 덕분에 가족이나 친치를 위한 소비가 늘게 되고, 이는 내수 증가로 이어져 기업 매출이 증대되는 현상으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기업 매출이 증대되면 기업가치가 증가하고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겠죠?^^ 특정 주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해당 주식의 가격은 자연스럽게 오르게 될 것입니다. 1월 효과를 설명하는 이유 중 두 번째 이유와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죠? 보너스를 지급받는 시기와 증시가 강세현상을 보이게 되는 것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산타랠리가 존재할까요? 작년 2011년 말에 미국을 기준으로 보자면 증시는 유럽 발 이슈에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결국 산타랠리 효과는 등장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면 과거 2010년까지의 한국의 코스피 지수로 살펴보자면, 산타랠리 효과가 대체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와 함께 4가지의 주식시장에서의 캘린더효과를 살펴보셨습니다. 이러한 효과들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서 때때로 주식시장의 환경 변화 속에서 등장하기도 혹은 등장하지 않기도하는데요, 이를 통해 여러분 모두가 변화무쌍한 주식시장에서 완벽하고 안전한 투자전략이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뉴스에서 특정 달에 증시가 폭락하거나 상승했다는 보도를 들으시면, 자연스레 저와 함께 살펴본 여러 효과들을 연상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