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정보

이번 정차역은 건강-교통약자 역입니다

 

“이번 정차 역은 건강을 위한 역입니다”  “이번 정차 역은 교통약자와 함께하는 역입니다”  외국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 지하철 이야기다. 그렇다고 단발성 이벤트도 아니다. 지하철이 변하고 있다. 이동 수단으로의 역할만 하던 지하철이 이제는 시민들의 문화 서비스, 건강 까지 챙기고 있다. 테마도 다양하다. 수도권 지하철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난 2009년부터 역세권과 지하철 이용고객들의 특성을 고려해 120개역을 다양한 주제와 톡! 톡! 튀는 색깔을 가진 서비스 테마 역을 진행 중이다. 특히 어르신, 장애인 등 보건복지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가 눈에 띈다.

 

# 1호선 종로3가역은 ‘어르신 문화 1번지 테마역’

 

종로3가역 인근에 탑골공원이 있어 유독 다른 지하철역보다 어르신 고객이 많은 종로3가역은 ‘어르신 문화 1번지’라는 테마를 지정하고 역의 취약점을 서비스 강점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은 미용실 가기가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미용실이 열린다.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종로3가역 대합실에는 간이 미용실이 차려지고, 노인들은 줄을 선채로 차례를 기다린다. 대합실에 차려진 간이 미용실은 인기도 좋다. 불과 몇 시간 만에 100여명의 노인들이 이·미용 서비스를 받는다.

 

 

월요일 뿐 아니라 2주, 4주 목요일에도 미용서비스가 열리는 등 한 달에 총 6번의 간이 미용실이 종로3가역 내 대합실에 마련된다. “종로3가역에서 미용서비스를 무료로 받으니깐 정말 좋아요. 말벗도 되어주고 고맙지요.” 종로3가역에서 매번 미용서비스를 제공 받는다는 김익자 할머니(64)는 만족감을 표했다. 종로3가역은 이외에도 역 내에 마련되어 있는 쉼터에서 건강 차 나누기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것. 이곳에서는 차 제공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제공되는 복지카드 사용법, 지하철 이용 방법 등도 안내한다고 했다.

 

서울메트로는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행사도 연간 2~3회 운영하고 있다”면서 “인기가 높아 추가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행사를 지켜보던 김태우(23)씨는 “어르신들이 많은 종로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이 뜻 깊은 거 같다”며 서울메트로 측의 행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4호선 삼각지역은 ‘교통약자와 함께하는 역’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경우 외출을 하려할 때 휠체어가 고장이 난다면 손발이 묶여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이에 4호선 삼각지역은 장애인들의 고장 난 휠체어를 정기적으로 수리하고 점검하고 있다. 이른바 ‘교통 약자와 함께하는 역’. 삼각지역 근처에는 국립서울맹학교가 위치해 있는 등 유독 다른 지하철역보다 많은 장애인 고객을 배려한 서비스라고 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4시간 동안 열리는 휠체어 수리 서비스는 간단한 점검에서부터 오래되어서 녹이 슬어버린 부품교체·수리 등 휠체어와 관련된 모든 불편사항들을 해결하여 주고 있다. 대부분의 휠체어 수리 서비스는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비싼 부품의 경우 관련업체와 협의하여 장애등급에 따라서 무상 수리 혹은 할인된 가격으로 수리를 하고 있다. “휠체어가 고장 나면 밖으로 움직일 수가 없어 생활에 제약이 많죠. 그런데 삼각지역에서 무상으로 휠체어를 고칠 수가 있어 큰 도움이 됐어요.” 김치현(37)씨는 서울메트로 측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외에도 삼각지역은 오전, 오후 러시아워 2시간 동안 시각장애인용 음성유도기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케어서비스를 최초로 시행한 역으로, 매일 아침과 오후시간에 역무원들과 공익근무요원들이 나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 4호선 길음역은 ‘건강테마 역’

 

4호선 길음역은 ‘건강’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지하철역을 2011년부터 새롭게 정비했다.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교통서비스와 더불어 건강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는 것. “길음역 주변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주민들이 살고 있어, 보건·복지 취약계층에게 예방적인 차원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길음역을 건강테마역으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길음역 역사 내 모든 공간에서는 금연, 절주, 걷기, 영양, 비만 등 5개의 주제에 대하여 생활 속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간단한 팸플릿 정도의 형식적인 보여주기가 아닌 모든 출입구의 계단에 건강하게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방법과 계단 걷기에 따른 운동효과 등을 부착했다. 

 

 

힘들게만 느껴지던 계단을 즐거운 운동의 공간으로 바꿔 놓은 것. 길음역 전광자 주임(38)은 “계단에 제공된 건강정보는 에너지 절약 및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일석이조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관리존’도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나 지역주민들을 위한 혈압측정기, 비만도 검사기 등이 있다. 스스로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한 것. 매월 둘째 주 목요일에는 성북보건소와 함께하는 ‘건강 한마당’도 열린다. “모든 지하철역에서 열렸으면 좋겠어요.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시민 분들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요.”

 

한방, 치과, 정신과 등 모든 분야의 건강 상담이 이루어지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도 높은 편. 건강 한마당에서 치매관련 상담을 받은 김동순 어르신(61)은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 치매인줄로만 알아 가족들에게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였는데 이렇게 상담을 받아서 치매가 아니라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외에도 1호선 동대문역에는 주변에 많이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공부방이 있다. 2호선 당산역에는 대합실에 ‘사랑의 쌀독’을 설치해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우수 테마서비스역을 선정하는 등 앞으로도 다양한 테마역 운영에 적극적이다. 시민의 발로서 역할을 하던 지하철의 변신. 보건 복지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보건복지부 대학생 기자 이종원

whddnjs1208@naver.com

 


ⓒ 따스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