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기범 일당을 검거하였는데 A, B은행에서 개설된 당신 명의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되었습니다. 혹시 통장을 타인한테 넘겨준 적이 있습니까? 이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3천만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위하여 피싱사이트에 접속하여 이름, 은행명, 이용자ID, 이용자 비밀번호,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해 확인해야 합니다.”
한가로운 오후, A씨는 검찰청에서 걸려왔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합니다. 맙소사, 이젠 하다하다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까지 등장하다니!
(출처 : mk뉴스)
■ 위험천만 보이스피싱, 이런 신종 보이스피싱이 있다니!
▲ 신종 보이스피싱의 원리 (출처 : 금융위원회)
- 카드론 사칭 피싱
▲ ○○캐피탈 피싱사이트 (출처 : 금융위원회)
과연 위의 사이트를 보고 그 어느 누가 '보이스피싱'이라고 느낄까요? 사진에 나와있는 바와 같이 안내를 자세히 읽어보면, 출금승인을 위해서는 현금카드를 자사에 우편으로 보내야 하며, 전산 등록 후 재발송 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감쪽같은 절차와 그 수법에 '이런 신종 보이스피싱이 있다.'라는 것을 미리 몰랐다면 그 누구라도 아무런 의심없이 현금카드를 보냈을 것입니다.
▲ **캐피탈 피싱사이트 (출처 : 금융위원회) 위의 사진 역시 어떤 캐피탈 사이트로 위장한 피싱 사이트 입니다. 대출희망자에게 홈페이지에 대출을 신청토록 한 후에 계좌인증을 위해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를 입력토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 대검찰청 보이스피싱 ▲ 가짜 대검찰청 홈페이지1 (출처 : 금융위원회)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피해자에게 화면 하단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에 신고를 강요하고 금융정보 입력토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 가짜 대검찰청 홈페이지2 (출처 : 금융위원회) 뿐만 아니라, 화면의 다른 정보 등은 실제 검찰청 홈페이지(www.spo.go.kr)로 연결(Link)되도록 구성하는 등 피싱사이트임을 쉽게 알지 못하도록 하는 교묘함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 메신저 피싱 ▲ 카카오톡 이미지 (출처 : ZDnet Korea) 얼마전,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 피싱 사기에 6만2000명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카카오톡의 PC용 버전이 나왔다고 사용자들을 속인 후, 카카오톡 공식 홈페이지인 'www.kakao.com'과 유사한 주소인 'www.kakao.ez.to' 등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해 놓고 사용자들에게 금융 피해를 입힌 것입니다. 가짜 카카오톡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는 '카카오톡 PC 버전 출시를 기념해 신규 회원에게 1만1000원 상당의 문화 상품권을 제공한다'는 안내창을 띄워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 사용자들로부터 개인정보 입력을 유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용자가 개인정보와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휴대전화 결제로 1만1000원을 반대로 빼내가는 수법을 쓴 것입니다. 이 6만2500명의 피해 금액은 무려 6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보이스피싱, 더이상의 안전지대는 없는가 위험천만 보이스피싱, 언제 어디서 누구를 노리고 있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에 대하여 꿰뚫고 있지 않는 이상 당신은 항상 그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보이스피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요? 얼마 전, D씨는 신종보이스피싱의 한 종류인 대검찰청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그는 개인정보유출이나 신용등급, 명의도용 등 전문가로서 보이스피싱을 현명하게 대처하였지만, 과연 갑자기 들이닥친 보이스피싱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보이스피싱의 경험자이자 전문가인 그에게 두루누리가 보이스피싱에 대한 발빠른 대책과 피해 방안을 물어보았습니다. (두루누리 이하 '두') - 두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D : 먼저 인터뷰를 요청해 주셔서 정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개인정보와 개인신용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다른 일터에 있지만 예전에는 신용평가사에서 개인정보와 신용정보의 서비스를 기획했었습니다. 그 때 ‘아, 정말 명의도용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구나’라고 느껴서 블로그를 시작했었죠. 그 이전부터는 개인적으로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객원기자로서 정보 관련 이슈들을 다뤄 왔습니다. 큰 반향을 일으킨 헤드라인 기사들도 많이 있긴 하네요. 이하 말씀드리게 될 내용은 범죄예방을 위해 가급적 많이 알려야 할 주제들이니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두 : D씨 께서는 다행히 전문가로서 보이스피싱에 대한 대처방안을 알고계시겠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보이스피싱에대한 대처방안을 모르고있습니다. 만약에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D : 현재로서 마땅히 방법이 없습니다. 피해를 안 직후 바로 은행에 ‘지급정지요청’을 해야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요. 이미 돈이 빠져 나간 상태라면 안타깝지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다행히 지급정지요청이 받아 들여졌다고 해도 돈을 되찾기 까지는 소송을 진행해야 하니 고통이 큽니다. 이 기간을 3개월로 줄인 정책도 있었지만 고통은 마찬가지입니다. 내일까지 등록금 대출상환을 해야 하는데 잔고가 0원이라면? 세금을 내야 하는데 잔고가 갑자기 0원이 되었다면? 바로 신용정보상 ‘신용불량자(정확히는 채무불이행자)’로 등재가 됩니다.(90일 이하는 다기연체자, 그 후로는 말그대로 신용불량자) 등재되면 나중에 돈을 갚아도 5~7년간 신용불량자로 평가받습니다. 과거의 이력정보가 뒷단에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이 정보는 우리나라 전체의 금융기관, 통신사 등에 적용됩니다.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복구가 불가능 한 것이죠. 내 잘못이라고 하기엔 너무 잔인한 이 피싱범죄는 정말 피해가 막대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얼마전 ‘보이스피싱 종합대책’이 발표되어 다양한 정책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구상했던 공동대응시스템을 넘어서 각 유관기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결과적으로 신선한 대책이 많은 것 같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루 빨리 실행되길 바랍니다. - 두 : 사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단, 아예 소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방법이죠. 우리가 보이스피싱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 D : 보이스피싱은 연변이나 길림 등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 대규모 콜센터를 차려 전화를 걸어 옵니다. 일단 억양이 이상하고,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그러다가 숫자를 입력하라, 이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신고해라 등으로 이어집니다. 의심이 들면 일단 무시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검찰청과 같은 수사기관에서는 수신자에게 조회요구를 절대 하지 않습니다.
추가적으로 보이스피싱에 더 언급하자면, 보이스피싱은 말이죠. 그 뒤에 거의 다 한국인들이 있습니다. 돈이 된다 하니 너도나도 중국에 센터를 차려놓고 보이스피싱사업을 합니다. 많게는 수십에서 수백명을 두고 대규모로 운영합니다. 조선족들 억양이 고쳐지지 않으면 아마도 직접 토종 한국인을 고용해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견되기도 합니다.(저의 예언이 맞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그래도 조선족 말투로 해도 아직 당하시는 분들이 많으니 값싼 인건비로 조선족들을 채용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이 콜센터 직원들은 한 건 성공할 때마다 인센티브를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만 성공하면 중국에서 일반적인 월급을 받는 수 십배 이상을 벌 수 있죠. 아마도 그 고용수요와 입사지원자는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그러기에 우리 스스로가 더욱 조심해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죠.
- 두 : 보이스 피싱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사실 보이스피싱 가해자들을 처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입니다.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없는건가요?
- D: 맞습니다. 다 잡아야 하는 것은 맞는데, 이게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범죄자들이 중국으로 가서 나쁜 짓을 하려는 이유는 사실상 그 큰 곳에서 잡기 힘들거든요. 공조수사를 한다고 해도 모든 피해건을 다 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인출책들을 검거하는 게 가장 일반적인 억제방법입니다.
혹시 글을 읽는 분들 중 대학생들이 있다면 이 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단기간 고소득 알바 공고가 있다면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실제로 등록금 압박으로 인출알바(처음에는 몰랐겠지만 면접가서 혹했겠죠) 하다가 구속된 학생들이 많습니다.
‘보이스피싱종합대책’에 기대를 해봅니다.
- D: 제가 다루는 개인정보와 개인신용 분야는 아주 작게 보일 수 있지만 이와 관련된 분야는 전국민 또는 국부유출(?)로 이어지기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각 기업체의 정보관리 담당자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제가 일전에 주요 수사기관의 정보조회 요청 관련 조회를 장시간 했었습니다. 검찰청을 비롯해 경찰서, 군부대, 국정원 등에서 도착하는 조회서류가 매일 쌓입니다. 이게 주업무 외의 부속업무이다 보니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사관 분들은 범인 잡으려고 애간장이 타지만 해당 사이트의 통신수사 담당자는 그냥 “정보없음”으로 스킵하는 경우가 많았죠. 저는 강도, 강간, 사기 등 강력범죄는 뿌리 뽑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다양한 방법으로 협조를 해드린 기억이 나네요.
오늘도 강력사범들의 동태를 파악하고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을 모든 수사관님들의 건승을 빌며 부디 박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특히 보이스피싱으로 대표되는 금융사기범과 그 세력들은 꼭 멸종시켜 주세요. 파이팅!)
■ 주의하고 경계하면 피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공공기관이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금계좌 비밀번호 및 보안카드 번호 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하는 사람으로부터 이러한 전화를 받은경우 에는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를 등을 알려주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입력하지 말고 반드시 해당기관에 직접 사실여부를 확인토록 당부하였습니다. 또한, 대출업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대출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서민금융포털인 '서민금융 119서비스'를 방문하여 해당 업체가 제도권금융회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업체인지를 확인하고, 동 업체에서 대출을 명목으로 예금계좌 비밀번호 및 현금?체크카드를 요구하는 것은 100% 사기이므로 이에 속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보이스피싱은 단순 '낚시'라고 보기에는 그 피해가 어마어마한 신종 '범죄'로서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고, 그에 대비하여 법으로서 국민들을 보호해줄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마음놓고 의지할만한 곳이 극히 미비한 상태입니다. '세상에 저런 수법도 다 있어?'하며 뉴스에서나 볼법한 먼나라 얘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보이스피싱은 당신의 가족을, 당신을, 언제 어디서든지 노리고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두루누리 기자 - 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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