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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사회복지정보

나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준 내일배움카드제






2009년 8월, 하늘은 마냥 푸르고 햇살은 눈부시게 찬란했습니다. 갑자기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며칠 후 원주의료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고, 그로부터 일주일 후 병원을 찾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해야 하고,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한다’며 담담하게 검사 결과를 전했습니다. 순간 온 세상이 잿빛으로 변했고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 내 나이 50살, 절망과 고통의 순간을 맞다

‘아닐 거야, 내가 왜? 이럴 수가…….’ 평소 건강한 체질로, 사는 동안 병원 한번 가 본 적이 없던 나인지라, 이런 일은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나 나오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암이라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아서인지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전하는 유방암 통보는 천둥이 치듯 내 몸을 아프게 때렸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고, 죽음 앞에서 내 마음은 한없이 두려웠습니다. 내 나이 이제 겨우 50살인데….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절망 속에서도 그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나는 암을 이겨 내려고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정말 절실히 살고 싶었습니다.

항암 치료 후, 11월 중순쯤 오른쪽 가슴을 절단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나는 살고자 무작정 아파트 옆 샛길을 걸으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하루에 200~300미터 가량을 걷는 데 몇 시간씩 걸렸습니다. 찬바람과 눈을 맞으며 걷는 일만으로 극심한 통증을 견뎌내며 12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수술한 부위의 극심한 육체적 통증보다 정신적 고통이 나를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를 켜고, 교차로를 검색하던 중 국비지원 ‘내일배움카드제’라는 글귀를 보고, 원주 고용지원센터로 달려가 상담을 거쳐 2010년 3월부터 남승화직업학교에서 ‘워드프로세서’ 과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하루 2시간씩 한 달간 열심히 강의를 듣고, 워드프로세서 2급 필기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수술한 가슴과 어깨, 목 부위가 극심한 고통으로 아팠었지만, 나날이 일취월장한 결과, 두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실기시험에도 합격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안정을 취하라며 매번 만류했지만, 나는 죽음 앞에서 다시 건진 삶과 소중한 시간을 의미없이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거의 매달려 연습한 끝에 또다시 ITQ 엑셀 A·B 과정에 합격했습니다. 마치 이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듯 느껴졌고, 살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렇듯 한 해를 보내는 동안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시청 홈피를 검색하던 어느 날,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농업 경영체등록 보조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았습니다. 용기를 갖고 응시원서를 제출해 초조하게 서류 합격 발표를 기다리던 중 합격 공지를 확인하는 순간, 나는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에 임한 끝에, 2011년 2월 14일부터 10개월간 계약직으로 ‘농수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주사무소’에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내일배움카드제는 절망과 고통 속에 있던 나에게 희망의 날개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일깨워 주었으며, 소중한 삶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제 나도 직장에 당당하게 출근한다는 자신감에 매일매일 세상이 달라 보였습니다. 끝으로 이 체험수기를 통해 이미 늦었다고 포기하거나 좌절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라는 동기부여와 희망의 등불이 되었으면 합니다.